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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휴면의 빙벽(休眠의氷壁) 파일명 - -
글쓴이 김주은 등록일 2006/09/19 08:15:04 조회수 3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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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면의 빙벽休眠의 氷壁 /김주은


북극의 고요한 바다에
돌고래가 뛰놀고 있다
빙산의 반사 빛이
유리 바다위로 쏟아져
분수처럼 포말을 이룬다
무지개가 조각조각 흩어져
영화의 화면처럼
까마득히 사라진다

해질 무렵
하늘 가에
한줄기의 빛이 내린다
천지를 울리는 굉음
거대한 빙산이 무너진다
하늘이 종이처럼 구겨지고
별들이 흔들거린다

대자연이 오돌오돌 떨때
소미립자 핵 폭풍이
무너져 내린
조각을 하늘 높이 던지며
남쪽으로 남쪽으로
몰고 내려와
한반도 남해안에
낙하시키고 있다

독수리가 깍아지른 벼랑을 향해
눈을 맞으며 돌진한다
하늘을 바라보니
수많은 별들이
쏟아져 내린다
소나무, 소로길
난초위에도
세상이 흰색이다

난초를 비롯한 모든 식물이
휴면에 들어간다
혹독한 추위속에서
성장을 멈추고 깊은
잠에 빠진 것이다
세상과의 타협을
거부하고 죽음의
문턱에 서 있다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한 줄기의 빛을 보며
죽은듯이 침묵하고 있다

난초에 휴면기간이 있듯이
인간에게도 휴면이 찾아 온다

세상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수많은 관계를 통해서
마음에 크레이터가 형성된다
달의 표면처럼
굴곡과 상처가 보인다
지축을 흔드는 거대한 충돌은
많은 시간을 정지시켜 버린다

욥이라는사람이 있었다
한가한 오후
종으로 부터 비보를 들었다
가축이 벼락맞아 모두 죽고
딸과 아들들도 다 죽었다는 것이다

그는 옷을 찢으며 땅에 주저앉아
하늘을 향하여 울부 짖었다
급기야 온 몸에 악창이 나
기와장으로 피부를
긁고있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다

시베리아의 시커먼 한파가
차이코프스키의 비창을
찌져대 빙벽사이로
스멀스멀 튀겨나와
대지를 돌아다니며
삼킬자를 찿고 있다
인생의 처절한 휴면이
찾아온 것이다
그에게도 미래는 있는 것일까

그는 시간이 필요했다
수억 년 전에
무질서한 우주가
현재의 질서를 찾듯이
동해에 걸렸던 난초가
다시 살아날 수도 있듯이
시간 속에서
창조의 섭리를 깨닫는 것이
최선임을 알았다

한파가 휘몰아치는
어느 새벽
온 몸이 찢겨지고 갈라져
고름이 질질 흘러
생명이 끊어져 갈때

어디선가 하늘 저편에서
수평선을 그으며
달려오는 한 소리가 있었으니
무지한 말로 이치를 어둡게 하는
자는 누구냐
너는 대장부처럼 허리를 묶고 나의
말에 대답하라
내가 우주의 기초를 놓고 넓이와
길이를 재고 있을 때 너는 어디에
있었느냐

수 차원의 천지시공을 넘나드는
공간을 휘어버리는
전능자의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울림은
욥의 상처를 치료시켰으며
모든 어둠 저주 슬픔 가난 고뇌가
떠나기에 충분했다
그분의 간섭이 시작된 것이다

알 수도 없어
볼 수도 없어
깨달을 수도 없었던
태초의 사건 그에게 지금
우주의 파장을 깨뜨리며 진동한다

수억 년 전에
우주를 존재시킨 자는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노크할 때만이 나에게 닥아와서
삶의 목자가 되어 주신다
(우주의 꽃, 우주의 샛별)

사선의 빙벽에 서성이는 기체들
질리의 우물이 타버려
자해하는 액체들
본질은 어디가고
현상만 노래하다가
시들어버린 수많은 꽃들
이러한 휴면의 빙벽을 통하여
그분은
우리에게 자신의 존재를
조명하고 싶은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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